고전45 '연암 박지원'의 시선으로 본 오늘의 유튜브 콘텐츠 1. 호기심과 풍자의 시선 - 연암의 눈으로 본 유튜브 소비자 연암 박지원은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실학자이자, 당대 사회의 위선을 통렬하게 풍자하며 인간 본성의 이면을 꿰뚫어 본 문인이었다. 그는 사대부의 허례허식을 조롱하고, 백성의 삶을 관찰하며, 소소한 일상 속에서도 인간의 허영과 욕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집요하게 파헤쳤다. 오늘날 연암이 살아 있었다면, 가장 먼저 탐색했을 대상은 아마도 유튜브라는 영상 콘텐츠 플랫폼일 것이다. 왜냐하면 유튜브는 현대인의 욕망, 자기 연출, 위선, 실용성, 오락성이 모두 농축된 디지털의 ‘풍속화’이기 때문이다. 연암은 ‘관찰자’이자 ‘해학가’였다. 그는 단순히 사실을 기록하지 않고, 관찰 대상의 심리를 꿰뚫는 시선과 서늘한 유머로 당시의 현실을 해부했다. 현대인의 .. 2025. 4. 14. '이솝우화'로 본 요즘 사내 정치 생존법 1. 여우와 두루미 - 상호주의 없는 관계의 위험성 '이솝우화' 중 "여우와 두루미"는 단순한 동물 이야기를 넘어, 인간관계의 본질과 이해관계의 비대칭성을 날카롭게 풍자한다. 여우는 두루미를 식사에 초대하면서 평평한 접시에 수프를 담아 두루미가 먹지 못하게 하고, 이후 두루미는 자신의 긴 부리에 맞는 좁은 병에 음식을 담아 여우를 되갚는다. 겉으로는 서로 호의를 베푸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자기 방식만을 고집하고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태도가 결국 관계의 균열과 보복을 유발함을 드러낸다. 이 이야기에서 핵심은 ‘호의’가 아니라, 상호성의 결여에 있다. 현대의 사내 정치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자주 관찰된다. 겉으로는 화기애애한 회의 분위기나 유쾌한 회식 자리가 펼쳐지지만, 이면에는 정보 탐색, 세력 .. 2025. 4. 14. '신곡' 속 지옥을 디지털 세상에 구현한다면 1. 단테의 지옥과 디지털 현실 - 영혼의 거울로서의 가상공간 단테 알리기에리는 '신곡'을 통해 인간 존재의 윤리적 본질과 구원의 길을 서사적으로 탐색한 중세 최고의 시인이자 철학자였다. 특히 '지옥편(Inferno)'은 그 중 가장 충격적이고 상징적인 시작점으로, 인간의 타락과 죄의 형상을 9개의 지옥 원으로 나누어 묘사한다. 이 지옥은 단순히 물리적 고통을 가하는 장소가 아니라, 영혼이 자신의 죄와 마주함으로써 본질을 직시하게 되는 존재론적 반성의 공간이다. 단테는 이를 통해 ‘죄란 외부로부터 부과된 형벌 이전에, 자기 내면의 왜곡과 집착에서 비롯된 자가 형벌’임을 설파한다. 인간의 죄는 단순히 법을 어긴 행위가 아니라, 존재의 균형이 무너지고 윤리적 감각이 붕괴된 결과이며, 지옥은 그 붕괴의 구체적.. 2025. 4. 13. 아리스토텔레스가 K-POP 뮤직비디오를 본다면 1. 모방(mimesis)과 감정의 카타르시스 - 아리스토텔레스가 본 K-POP 서사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의 본질을 "모방(mimesis)"에서 찾았다. '시학'에서 그는 인간은 태생적으로 모방하는 존재이며, 그 모방을 통해 배움을 얻고 감정적으로 해방된다고 주장했다. 고대 그리스 비극에서의 '모방'은 현실의 삶, 인간의 고통과 희망, 윤리적 딜레마를 극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이었다. 그 목적은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관객이 그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감정을 정화하는 카타르시스(catharsis)의 경험을 얻는 데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이 감정을 자극함으로써 사람들의 내면에 있는 정서의 균형을 회복시키는 기능을 한다고 믿었으며, 이는 곧 예술의 사회적 가치이자 철학적 의미였다. 오늘날 K-POP 뮤직.. 2025. 4. 13. '안나 카레니나'와 K-드라마 - 사랑은 죄일까? 1. 고전 속 금기의 서사 - '안나 카레니나'와 도덕의 기준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는 문학사에서 가장 복합적인 사랑의 서사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단지 한 여성이 간통을 저지른 이야기로 축소되지 않는다. 안나는 단순히 욕망에 휘둘리는 인물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감정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파괴하며, 또 동시에 인간 존재의 의미를 어떻게 증명하는지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존재다. 그녀는 명망 있는 남편과 귀여운 아들을 두고, 장교 브론스키와의 열정적인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이 사랑은 그녀의 삶 전체를 송두리째 무너뜨린다. 그러나 중요한 건, 톨스토이는 그녀를 비난하거나 조롱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안나의 선택과 그 결과에 담긴 감정의 밀도를 세심히 추적하면서, 독자로.. 2025. 4. 12. '죄와 벌'과 오늘의 디지털 범죄자 심리 1. 도스토예프스키의 문제 제기 - 라스콜니코프의 내면과 초인 이론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은 단지 한 살인자의 심리 묘사에 그치지 않는다. 이 작품은 인간 존재의 윤리적 경계, 도덕의 근원, 그리고 죄책감이라는 심리적 고통의 본질을 통렬하게 해부하는 철학적 문학이다. 주인공 라스콜니코프는 가난한 학생이자, 당시 러시아 사회의 부조리와 불평등에 깊은 환멸을 느낀 인물로, 기존 질서를 뛰어넘는 ‘위대한 인간’이 되고자 하는 초인적 욕망을 품는다. 그는 나폴레옹 같은 위인은 역사적으로 수많은 생명을 희생시켰음에도 영웅으로 칭송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자신 또한 그와 같은 범주에 속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그래서 그는 ‘사회에 해악만 끼치는 쓸모없는 인간’을 제거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에게 이익을 줄 수 있다.. 2025. 4. 12. 이전 1 ··· 3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