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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수도사의 시간표로 1일 1시간 루틴 만들기 1. 중세 수도사의 시간표: 규율과 명상의 일상 중세 수도원의 하루는 놀라울 정도로 세밀하게 설계된 시간표에 따라 움직였다. 수도사들은 하루 24시간을 철저히 나누어 신에게 바치는 기도와 노동, 학습, 묵상으로 채웠다. 이들의 하루는 일반적인 현대인의 감각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규칙적이고 반복적이었다. 새벽 2시경 야간 기도(Vigils)로 시작해, 5시경 새벽 기도(Lauds), 이어 아침 기도(Prime), 오전 기도(Terce), 정오 기도(Sext), 오후 기도(None), 저녁 기도(Vespers), 마지막으로 밤 기도(Compline)까지, 하루에 총 여덟 번의 정해진 기도 시간이 존재했다. 이 사이사이에는 독서, 필사 작업, 채소밭 일, 건축 노동 등 공동체 활동이 계획되어 있었다. .. 2025. 4. 28.
정약용의 실학이 지금도 통할까? 스마트 농업과 비교해보다 1. 정약용 실학의 핵심: '백성을 위한 실용적 지식'의 의미 조선 후기의 대사상가 정약용(1762~1836)은 단순한 이론가가 아니었다. 그는 조선 사회의 모순과 한계를 뼈저리게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을 모색한 현실주의자였다. 그의 실학사상 핵심은 바로 '백성을 위한 학문', 즉 실질적 삶을 개선하는 데 이바지하는 지식이었다. 정약용은 관념적 유학에 머물지 않고, 법제, 경제, 토목, 농업 등 사회 운영의 모든 분야에 걸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개혁안을 제시했다. 대표 저작인 '목민심서'에서는 지방 관리의 자세와 행정을, '경세유표'에서는 국가 제도의 근본을, '흠흠신서'에서는 형벌 제도를 체계적으로 다루었다. 특히 농업에 대한 그의 관심은 단순한 경제적 관심을 넘어선 것이었다... 2025. 4. 27.
키에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과 사회적 거리 두기 1. '죽음에 이르는 병'과 현대적 불안: 실존적 절망의 본질 키에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은 인간 존재의 핵심을 '절망'이라는 개념을 통해 파헤친다. 여기서 절망은 단순한 슬픔이나 우울함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 실패한 상태를 의미한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알지 못하거나, 알면서도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할 때 절망에 빠진다. 키에르케고르는 이를 "자기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 절망"과 "자기가 되기를 원하면서도 될 수 없는 절망"으로 나눈다. 이 절망은 죽음처럼 육체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을 부식시키는 병이다. 현대 사회, 특히 팬데믹과 사회적 거리 두기 이후, 우리는 키에르케고르가 말한 실존적 절망을 더욱 직접적으로 경험하게 되었다. 거리두기는 물리적 단절을 넘어서 심리적 고립을 심.. 2025. 4. 27.
'홍루몽'의 인물들이 지금 웹소설에 등장한다면 1. '홍루몽' 캐릭터의 현대적 재해석: 웹소설의 새로운 주인공들 '홍루몽'은 청나라 후기 조설근이 남긴, 동아시아 문학사에 있어 가장 입체적이고 방대한 인물 군상을 가진 고전 소설이다. 이 작품은 수십 명의 등장인물을 통해 인간의 사랑, 욕망, 질투, 몰락, 죽음을 다루면서도, 단 한 명의 인물도 단순하거나 일면적이지 않게 그려낸다. 이 점은 오늘날 웹소설이 요구하는 복합적 캐릭터성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현대 웹소설의 주인공들은 과거처럼 단순히 정의롭거나 악하지 않다. 오히려 모순된 감정, 성장과 실패,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며 독자들의 몰입을 이끌어낸다. '홍루몽'의 인물들은 이러한 현대적 서사 감수성과도 매우 잘 어울린다. 가보옥은 전형적인 '비주류 감성형 남주'로 현대에 등장할 수 있다. 사회적 .. 2025. 4. 26.
파스칼의 '팡세'와 셀프 브랜딩 시대의 불안 1. '생각하는 갈대'와 셀프 브랜딩의 아이러니: 존재와 이미지의 간극 블레즈 파스칼은 '팡세'에서 인간을 "생각하는 갈대"라고 비유했다. 이는 인간의 육체적 나약함과 정신적 위대함을 동시에 담아낸 상징적 표현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연약하지만, 인간은 사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주보다 위대한 존재라고 그는 보았다. 이 철학은 인간 존재에 대한 겸허함과 자각을 요구한다. 그러나 셀프 브랜딩이 일상이 된 오늘날의 디지털 환경 속에서 인간은 더 이상 사고하는 존재가 아니라 ‘보여지는 이미지’로 평가받는다. 우리는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기보다, 어떻게 보일지, 어떻게 포장할지를 먼저 고민한다. SNS상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실존적 질문은 "내 피드는 얼마나 매력적인가?"라는 질문으로 대체된다. ‘좋.. 2025. 4. 26.
'장자'의 무위자연, 디지털 디톡스에 어떻게 적용할까 1. 무위자연의 철학 - 장자의 핵심 사유와 현대 사회 '장자/에서 중심 사상으로 손꼽히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은 인간이 억지로 무엇인가를 하려 하지 않고, 자연의 흐름에 따라 순응하며 살아가는 상태를 의미한다. ‘무위’는 단순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소극적 상태가 아니라, 인위적인 개입 없이 사물과 존재가 본래의 리듬에 따라 스스로 작동하도록 두는 삶의 방식을 뜻한다. 장자는 인간이 만든 제도, 명예, 성공, 도덕, 규범, 경쟁 같은 외적 가치가 인간 본연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보았다. 그는 “제 나무는 아무도 쓰지 않기에 오래 산다”고 말하며, 쓸모없음이야말로 존재의 본질적 자유를 확보하는 조건임을 강조했다. 무위자연은 인간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명령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나친 욕망과 조작, 목적의.. 2025. 4.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