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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167

'피타고라스'와 데이터 시대의 숫자 감각 1. 피타고라스의 숫자 철학: 숫자는 우주의 언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피타고라스는 수를 단순히 계산과 측정의 수단이 아니라, 우주의 근본적 질서와 조화를 표현하는 철학적 실체로 여겼다. 피타고라스학파는 “만물의 근원은 수이다”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숫자가 세계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요소이며, 모든 자연 현상은 수학적인 비례와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았다. 그들에게 숫자는 곧 우주를 이해하는 가장 본질적인 언어였으며,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을 설명하는 핵심적인 도구였다. 피타고라스는 특히 음악의 화음을 통해 이 개념을 구체적으로 증명하려 했다. 현악기의 줄 길이를 간단한 숫자 비율로 나누었을 때 아름다운 음정이 생겨나는 것을 발견하면서, 그는 숫자가 곧 아름다움과 진리의 근원이라고 확신했다. .. 2025. 5. 7.
'탈레스'의 물 철학과 스타트업 '피벗' 전략 1. 모든 것은 물에서 비롯되었다: 탈레스 철학의 유동성 이해 기원전 6세기, 고대 그리스 밀레토스에서 활동한 철학자 탈레스는 서양 철학의 시초로 불린다. 그의 가장 유명한 명제는 바로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 이 말은 단순히 물리적인 의미를 넘어선다. 탈레스가 강조한 것은 물이라는 물질의 유동성과 순응성, 그리고 그 속에 담긴 변화의 원리였다. 물은 형태를 고정하지 않고, 어떤 그릇이든 담기며, 때로는 힘을 발산하고, 때로는 고요하게 흐른다. 하지만 그 모든 모습 속에서도 ‘물’이라는 본질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이 철학은 오늘날 스타트업의 전략적 변화, 특히 피벗(Pivot)의 개념과 놀라운 유사성을 보인다. 스타트업은 본질적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불확실한 사용자 반응, 자본의 한계 속에서 탄.. 2025. 5. 7.
'플루타르크'와 리더의 휴식법 1. 리더십의 피로: 플루타르크가 본 ‘멈춤의 기술’ 플루타르크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영웅들을 평행 비교한 '영웅전'을 통해 단순한 위인의 연대기를 넘어서, 권력과 인간성 사이의 균열을 예리하게 포착한 사상가다. 그는 군사적 천재들이 어떻게 몰락했는지, 정치적 재능을 지녔던 자들이 어떤 심리적 균열에 직면했는지를 반복적으로 분석하며, ‘리더는 어떻게 승리하는가’보다, ‘리더는 어떻게 소진되는가’에 더 관심을 보였다. 특히 그는 리더의 쉼, 멈춤, 고요함이 리더십의 본질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내면적 장치임을 간파했다. 예컨대 그는 '율리우스 카이사르 전기'에서, 카이사르가 권력의 중심에서 끊임없이 결단을 내리고 확장을 거듭하며 결국 자기 삶의 가장 중요한 축이었던 ‘사적 사유’의 공간을 잃어버린다고 .. 2025. 5. 7.
'에밀'과 비대면 교육의 진화: 자연에서 알고리즘으로 1. 자연의 리듬을 따르라: '에밀'의 교육 철학과 현대 교육의 전환 장 자크 루소는 '에밀'을 통해 인간 교육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철저히 뒤흔들었다. 그는 전통적인 학문 중심, 규율 중심, 교사 중심의 교육 방식이 인간을 자유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타인의 기준에 길들여진 복제된 존재로 만든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그는 하나의 실험을 시작한다. 바로 아이를 사회적 간섭으로부터 최대한 분리한 상태에서, 자연의 순리와 아이의 본성에 따라 교육시키는 이상적 모델, 그것이 '에밀'의 전체 서사를 관통하는 핵심이다. 루소는 말한다. “아이를 교육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연의 교사에게 자리를 내어주어야 한다.” 그가 말한 ‘자연’은 단순히 숲이나 나무가 있는 물리적 자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아이가 .. 2025. 5. 6.
'로크'의 자유론과 원격 근무의 철학 1. 자연 상태의 회복?: 원격 근무와 장소로부터의 자유 로크의 '정부론'에서 핵심 개념 중 하나는 자연 상태(state of nature)이다. 그는 인간이 태초에는 타인의 간섭 없이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며 자유롭게 살아가는 상태에 있었다고 보았다. 이 자연 상태는 무정부적 무질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 결정권에 기반한 자율적 질서를 뜻한다. 이후 인간은 자신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사회계약을 맺고 정치사회로 진입하게 되며, 그 대가로 일정한 자유를 국가 권력에 위임하게 된다.이 사상은 오늘날의 원격 근무(remote work) 현상을 다시 읽을 수 있는 철학적 출발점이 된다.코로나19 이후 확산된 원격 근무는 단순한 업무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공간에 대한 자유의 구조적 재편을 .. 2025. 5. 6.
'몽테뉴'의 수상록과 나만의 콘텐츠 만들기 1. 자기 자신을 쓰는 용기: 콘텐츠는 어디서 시작되는가 몽테뉴의 '수상록'은 단순한 철학서도, 교양서도 아니다. 그것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끊임없는 질문의 기록이자, 말 그대로 자기 자신을 관찰하고 정리해 보려는 시도의 총체였다. 몽테뉴는 "나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실험실이자 실험 대상은 바로 나 자신이라 생각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그는 인간의 외부가 아닌, 자신의 내면으로 향하는 글쓰기를 선택함으로써, 수천 년 철학의 외적 명제를 개인적 언어로 재구성하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 태도는 오늘날 수많은 사람에게 ‘나는 쓸 이야기가 없는데요’라는 막연한 불안을 타파하는 실마리가 된다. 현대 콘텐츠 시장은 정보의 포화 속에 있다. 기술적 포맷은 다양해지고, 콘텐츠는 넘쳐나지만, 오히려 ‘무엇을 쓸지.. 2025. 5.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