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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와 메타버스에서 대화한다면 1. 철학자의 아바타 - 소크라테스, 메타버스에 로그인하다 만약 고대 아테네의 골목에서 청년들에게 질문을 던지던 소크라테스가, 오늘날의 메타버스 공간에 로그인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가 선택한 아바타는 튜닉을 입고 수염이 가득한 고전적 이미지일 수도 있지만, 더 흥미로운 상상은 그가 아예 아무런 외형도 선택하지 않고, ‘질문만 존재하는 존재’로 등장하는 장면이다. 메타버스는 외형과 정체성의 자유를 보장하는 공간이므로, 소크라테스는 오히려 물리적 육체 없이 등장해 오직 언어와 질문만으로 존재를 드러내는 아바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가상 공간을 배회하며 메타버스 속 사람들에게 “그대는 왜 이 공간에 있는가?”, “이 공간의 ‘현실성’이란 무엇인가?”, “당신이 지금 꾸미고 있는 이 외형은 당신의 .. 2025. 4. 24.
'변증법적 유물론'으로 해석한 직장 내 권력관계 1. 노동과 권력의 출발점 - 자본주의적 직장 구조의 유물론적 분석 변증법적 유물론은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제시한 역사 및 사회 분석의 핵심 틀로, 사회는 물질적 조건의 변화에 따라 발전하며, 계급 간 모순이 역사의 원동력이라는 이론이다. 이 관점에서 직장은 단순한 노동 공간이 아닌, 생산수단의 소유자(자본가)와 노동력 제공자(노동자) 간의 모순과 긴장이 응축된 장소다. 직장의 조직도, 인사제도, 평가 시스템 등은 모두 이 권력구조를 재생산하고 유지하는 데 기여하며, 개인의 성과보다 구조적 위치가 권력을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실무자와 관리자의 관계는 단순한 업무 지시와 수행의 관계가 아니라, 생산수단(예산, 시간, 의사 결정권)의 통제권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관계로 설명할 수 있다... 2025. 4. 23.
루소의 '사회계약론'으로 본 댓글 창 논쟁 1. 사회계약의 시작과 디지털 광장 - 댓글 창은 새로운 공론장인가?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는 '사회계약론'에서 “인간은 자유롭게 태어났지만 어디서나 쇠사슬에 묶여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인간의 본성과 자유, 그리고 사회적 억압에 대한 철학적 문제 제기였다. 루소는 자연 상태에서 개인은 자유롭지만, 그 자유는 타인의 침해로부터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계약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그는 이를 '사회계약'이라 부르며, 시민들이 각자의 자연적 권리를 공동체에 양도함으로써, 모두가 공동의 이익을 위해 참여하는 정치 공동체의 탄생을 설명한다. 이러한 사회계약적 사고는 디지털 시대의 댓글 창(comment section)이라는 공론장 개념과 흥미롭게 맞물린다.. 2025. 4. 23.
'논어'와 '카페24 창업강의'의 교차점 1. 창업자 정신과 인(仁)의 철학 - '논어'의 기본 정신 '논어'는 공자의 언행과 제자들과의 대화를 중심으로 구성된 유가 철학의 핵심 경전이다. 그 중심에는 ‘인(仁)’이라는 개념이 있다. ‘인’은 흔히 착한 마음이나 선의로 번역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깊고 넓은 뜻을 가진다. 인은 인간관계 속에서 타인을 존중하고, 공동체 내에서 책임을 다하며, 자신을 넘어서 타인에게 가치를 돌리는 도덕적 태도를 의미한다. 공자는 “인자는 사랑한다(仁者愛人)”고 했으며, “자신이 원하지 않는 바는 남에게도 하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는 식의 황금률적 언어를 통해 인의 실천을 강조했다. 이처럼 ‘인’은 단지 마음의 상태가 아니라, 행동의 규범이며 사회적 관계의 기초로 작동하는 철학이다. 이러한 인의 철학은.. 2025. 4. 22.
로크의 ‘소유권’ 개념과 NFT를 연결해본다면 로크의 ‘노동’ 기반 소유권 이론 - 개인과 재산의 정당성 존 로크(John Locke)는 근대 자유주의 정치철학의 핵심 인물로, 개인의 권리와 정부의 정당성에 관한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 사상가다. 그의 대표 저작 '정부론(Second Treatise of Government)'에서 가장 중심적인 개념 중 하나가 바로 소유권(Property)이다. 로크에 따르면, 자연 상태에서 세상의 모든 것은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으며, 만인은 평등한 자유 속에서 자원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이 자신의 노동을 투입함으로써 자연 상태의 사물에 가치를 부여할 때, 그것은 정당한 개인 소유가 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숲에 떨어진 사과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지만, 누군가가 그것을 따서 보관하거나 가공했다면, 그.. 2025. 4. 22.
'사기열전' 속 장량과 요즘 창업자들의 멘토 찾기 1. 장량의 선택과 멘토십의 본질 - '사기열전'에서 배우는 시작점 '사기열전(史記列傳)'은 단순한 연대기가 아니다. 사마천은 역사의 흐름 속 인물들의 선택과 내면을 통해 삶이란 무엇이며, 인간은 어떻게 성장하는가를 통찰하고자 했다. 그중 장량(張良)의 일화는 정치적 전략가로서의 면모 못지않게, 한 인간이 어떻게 멘토와의 만남을 통해 존재를 새롭게 조율하고 성장해 나가는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장량은 초나라 귀족으로, 진나라에 의해 가문이 멸망당한 뒤 복수를 꿈꾸며 암살을 감행하지만 실패한다. 이 좌절의 순간, 그는 은둔하며 자신을 재정비하고, 우연한 기회에 노인 황석공과 마주치게 된다. 황석공은 단순한 노인이 아니라, 고대 병법과 인간 심리를 꿰뚫은 은사(隱士)다. 그러나 그는 처음부터 장량에게.. 2025. 4.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