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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이데아론과 메타버스 철학 1. 이데아론이란 무엇인가: '진짜 현실'에 대한 플라톤의 질문 플라톤은 인간 존재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우리가 경험하는 이 세계는 과연 진짜인가?" 이에 대한 그의 대답은 명확하다. "우리가 보고 듣는 세계는 진짜가 아니다." 플라톤은 이 세계를 감각으로 인식할 수 있는 현상계(phenomenal world)라 부르고, 그 너머에 오직 이성으로만 접근 가능한 이데아계(세계 of Forms)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데아는 변하지 않고 완전한 진리의 세계이며, 우리가 경험하는 현실은 그 이데아의 불완전한 복제품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수많은 '아름다운' 것들은 본질적으로 '아름다움 그 자체'라는 이데아를 반영할 뿐, 결코 완전한 아름다움은 아니다. 이 세계는 시간에 따라 변하고, 사라지고.. 2025. 4. 29.
'논어'로 본 MBTI 시대의 인간 관계 전략 1. '논어'의 인간관: '인(仁)'과 조화로운 관계의 기술 '논어'는 공자와 제자들의 대화를 기록한 고전이지만, 단순한 과거의 지혜를 넘어 오늘날에도 여전히 통하는 인간관계의 정수를 담고 있다. 특히 '인(仁)'이라는 개념은 '논어'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이며, 인간 존재와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기준을 제시한다. 공자는 인을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라 규정했지만, 그 사랑은 감정적 충동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과 상황을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실천적 행위였다. 그는 인간관계를 단순히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인격 수양과 도덕적 책임의 장으로 보았다. 공자는 인간관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자기중심성'이라고 보았다. 그는 "군자는 사람을 좋아하되, 맹목적으로.. 2025. 4. 29.
'로빈슨 크루소'는 요즘 자급자족 유튜버인가 1. '로빈슨 크루소'의 생존 서사: 고독 속에서 구축된 자급자족 세계 1719년, 대니얼 디포는 '로빈슨 크루소'를 통해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았다. 이 작품은 단순한 모험 소설을 넘어, 인간 존재의 근본적 조건(고립, 생존, 자립)을 깊이 있게 탐구했다. 주인공 로빈슨 크루소는 난파 사고로 무인도에 홀로 남겨진다. 배에 실려 있던 약간의 도구와 생필품을 간신히 건져낸 뒤, 그는 아무도 없는 섬에서 스스로 먹고, 입고, 살 집을 마련해야 했다. 그 과정은 절망이나 체념이 아닌, 끊임없는 실천과 창의성으로 가득 차 있었다. 크루소는 버려진 폐선에서 목재를 모아 작은 오두막을 짓고, 섬에 자생하는 식물과 야생 동물을 조사해 먹을 수 있는 자원을 찾아냈다. 처음에는 작은 작물 재배로 .. 2025. 4. 28.
중세 수도사의 시간표로 1일 1시간 루틴 만들기 1. 중세 수도사의 시간표: 규율과 명상의 일상 중세 수도원의 하루는 놀라울 정도로 세밀하게 설계된 시간표에 따라 움직였다. 수도사들은 하루 24시간을 철저히 나누어 신에게 바치는 기도와 노동, 학습, 묵상으로 채웠다. 이들의 하루는 일반적인 현대인의 감각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규칙적이고 반복적이었다. 새벽 2시경 야간 기도(Vigils)로 시작해, 5시경 새벽 기도(Lauds), 이어 아침 기도(Prime), 오전 기도(Terce), 정오 기도(Sext), 오후 기도(None), 저녁 기도(Vespers), 마지막으로 밤 기도(Compline)까지, 하루에 총 여덟 번의 정해진 기도 시간이 존재했다. 이 사이사이에는 독서, 필사 작업, 채소밭 일, 건축 노동 등 공동체 활동이 계획되어 있었다. .. 2025. 4. 28.
정약용의 실학이 지금도 통할까? 스마트 농업과 비교해보다 1. 정약용 실학의 핵심: '백성을 위한 실용적 지식'의 의미 조선 후기의 대사상가 정약용(1762~1836)은 단순한 이론가가 아니었다. 그는 조선 사회의 모순과 한계를 뼈저리게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을 모색한 현실주의자였다. 그의 실학사상 핵심은 바로 '백성을 위한 학문', 즉 실질적 삶을 개선하는 데 이바지하는 지식이었다. 정약용은 관념적 유학에 머물지 않고, 법제, 경제, 토목, 농업 등 사회 운영의 모든 분야에 걸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개혁안을 제시했다. 대표 저작인 '목민심서'에서는 지방 관리의 자세와 행정을, '경세유표'에서는 국가 제도의 근본을, '흠흠신서'에서는 형벌 제도를 체계적으로 다루었다. 특히 농업에 대한 그의 관심은 단순한 경제적 관심을 넘어선 것이었다... 2025. 4. 27.
키에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과 사회적 거리 두기 1. '죽음에 이르는 병'과 현대적 불안: 실존적 절망의 본질 키에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은 인간 존재의 핵심을 '절망'이라는 개념을 통해 파헤친다. 여기서 절망은 단순한 슬픔이나 우울함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 실패한 상태를 의미한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알지 못하거나, 알면서도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할 때 절망에 빠진다. 키에르케고르는 이를 "자기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 절망"과 "자기가 되기를 원하면서도 될 수 없는 절망"으로 나눈다. 이 절망은 죽음처럼 육체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을 부식시키는 병이다. 현대 사회, 특히 팬데믹과 사회적 거리 두기 이후, 우리는 키에르케고르가 말한 실존적 절망을 더욱 직접적으로 경험하게 되었다. 거리두기는 물리적 단절을 넘어서 심리적 고립을 심.. 2025.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