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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167

'유토피아'를 읽고 스마트시티를 바라보다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 이상 사회에 대한 고전적 상상력 1516년, 영국의 인문주의자 토머스 모어는 한 권의 책으로 수 세기에 걸친 도시 담론의 출발점을 제시했다. '유토피아'는 표면적으로는 여행기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현실 정치와 사회 구조에 대한 풍자와 철학적 성찰이 담긴 고전이다. 그는 당시 유럽 사회에 만연한 사유 재산의 불평등, 계층 간 갈등, 비효율적인 사법제도, 노동과 삶의 분리 등 복합적인 문제를 비판하면서, 허구의 섬 ‘유토피아’를 통해 완전히 다른 사회 체계를 제안한다. 그 사회는 재산이 공동 소유되고, 모든 시민이 노동에 참여하며, 교육과 건강, 복지와 문화가 고르게 배분된 공간이다. 각 가정은 정해진 시간 동안 공동의 일에 참여하고, 자율보다는 공공선을 우선하며, .. 2025. 4. 18.
"셰익스피어가 만약 디지털 노마드였다면" 1. 언어의 유랑자 - 셰익스피어의 말솜씨가 노마드에게 주는 힘 셰익스피어는 단지 극작가에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단어의 연금술사였고, 인간 내면의 가장 섬세하고도 폭발적인 감정을 언어라는 형태로 증류해 낸 시대의 마법사였다. “To be, or not to be”라는 여섯 단어는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본질을 압축한 세계적 문학이 되었고, 그의 희곡은 4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인간의 감정 지도를 정교하게 펼쳐 보이고 있다. 만약 그가 오늘날을 살아가는 디지털 노마드였다면 어떨까? 그는 아마도 노트북을 펴고 발리의 바닷가, 리스본의 공동 오피스, 도쿄의 작은 카페를 오가며 자신의 감정을 순간순간 언어로 옮겼을 것이다. 고전극을 쓰는 대신, 그는 이메일 마케팅 카피, 브랜드 스토리텔링,.. 2025. 4. 18.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와 '무한도전'의 유사성 1. 영웅의 귀환 - 오디세우스와 무한도전 멤버들의 여정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 오디세우스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모험과 고난을 그린 대서사시다.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고향과 가족에게 돌아가기 위해 무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지중해 전역에서 갖가지 시련과 난관을 겪게 된다. 폭풍에 휘말려 길을 잃고, 괴물 키클롭스를 마주하며, 마녀 키르케와의 조우, 그리고 세이렌의 유혹 등 끊임없이 이어지는 시련을 극복하며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가는 그의 이야기는 '영웅의 귀환'이라는 테마를 강렬하게 상징하고 있다. 이러한 오디세우스의 모험과 귀환의 서사는 현대의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도 흥미롭게 재현된다. '무한도전'의 멤버들 역시 매주 새로운 미션과 도전을 수행하며 시청.. 2025. 4. 17.
'논어'에서 배우는 채팅 매너 1. 군자(君子)의 채팅 - 진정성과 공경의 소통법 '논어'에서 공자는 ‘군자’라는 이상적 인물을 제시하며 인간관계의 바람직한 모습을 설명한다. 군자는 덕(德)을 기반으로 행동하며, 그 중심에는 진실함(信)과 공경(恭)이 자리 잡고 있다. 이는 현대의 디지털 소통, 특히 채팅에서의 매너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채팅이란 면대면 대화보다 더 많은 오해와 감정의 왜곡을 불러올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표정과 어조가 부재한 상태에서 주고받는 메시지는 때로 진의와 다르게 전달될 위험이 크다. 따라서 군자가 강조하는 ‘진실성’과 ‘공경’은 채팅에서 상대방과 나 자신 사이의 신뢰를 유지하고 관계를 건강하게 하는 데 필수적이다. '논어'에서는 “군자는 언어에 신중해야 하며, 행동에 신의를 잃지 않는다(君子欲訥於言.. 2025. 4. 17.
프로이트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요즘 부모 자식 관계에 대입해보면 1.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기본 개념 - 금기의 사랑, 억압의 시작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인간 정신의 구조와 행동을 무의식이라는 심층 차원에서 이해하고자 했던 심리학의 개척자다. 그는 인간의 욕망, 충동, 갈등이 단지 의식적 사고의 결과물이 아니라, 무의식 속에서 형성된 억압된 감정의 반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유아기의 성적 발달과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내적 긴장이 인격의 기반을 형성하는 결정적 계기라고 보았으며, 그 핵심에 바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Oedipus Complex)’가 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란, 아동이 무의식적으로 이성 부모에게 애정을 느끼고 동성 부모를 경쟁자로 인식하는 심리적 구조를 말한다. 이 개념은 고대 그리스 비극 '오이디푸스 왕'에서 유래되었는데, 작품 속 주인.. 2025. 4. 16.
'군주론'을 읽고 본부장 회의 들어가기 전 마음가짐 1. 권력의 본질 - 인간 본성과 조직의 역학을 직시하라 '군주론'의 핵심 메시지는 단순하면서도 강렬하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이기적이며, 권력은 도덕적 당위가 아니라 냉정한 이해관계 위에서 작동한다.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선의에 기대기보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그 안에서 권력을 유지하고 확장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사고는 정치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의 기업 조직, 특히 본부장급이 모이는 전략회의에서는 이 마키아벨리적 현실 인식이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된다. 회의는 단지 아이디어나 논리를 나누는 장소가 아니다. 그것은 이해관계와 권한, 인사와 자원의 분배가 걸린 실제적 힘의 장이다. 그 안에서는 논리보다 정치가, 진정성보다 인식이, 사실보다 해석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명분.. 2025.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