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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를 읽고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진 이유 1. 무위(無爲)의 철학 – ‘하지 않음’이 왜 이렇게 매력적인가노자는 『도덕경』 서두에서 말한다. “도(道)는 말로 할 수 없으며, 이름 붙일 수 있는 것은 영원한 도가 아니다.” 이는 단순히 언어의 한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의 근원적인 상태는 인간의 억지와 욕망으로는 통제할 수 없다는 철학적 통찰이다. 이처럼 노자의 사상 핵심은 무위자연(無爲自然), 즉 인위적인 개입 없이 스스로 그러한 상태를 추구하라는 것이다. 현대 직장 문화는 그와 정반대의 철학 위에 놓여 있다. 일상은 쉴 틈 없이 '해야만 하는 일들'로 가득하고, 구성원은 KPI와 OKR이라는 이름의 숫자들에 따라 움직인다. 창의성은 보고서 안에 갇히고, 자율성은 팀장 결재에 종속된다. 노자의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는 ‘과도한 행위’를 숭.. 2025. 4. 8.
니체가 인스타그램을 한다면 어떤 글을 쓸까 1. 니체와 자기표현 – ‘너 자신을 브랜드하라’의 시대에 대하여니체가 살던 시대에는 ‘자기 표현’이 곧 철학이었다. 그는 자신의 고통과 사유, 가치관을 직접 문장으로 다듬고, 그것을 책이라는 형식으로 세상에 던졌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2025년은 철학서가 아닌 피드 위에서 자기를 드러낸다. 인스타그램은 사유보다 감정이 먼저, 내용보다 이미지가 앞선다. 만약 니체가 인스타그램을 했다면, 그는 단순히 일상을 공유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아마도 “진정한 자아는 필터 뒤에 있지 않다”라는 문장을 한 장의 흑백 셀카와 함께 올렸을지도 모른다. 또는 “도덕은 집단이 만든 구도다. 너는 무엇을 믿는가?”와 같은 한 문장으로 매일 아침 피드를 장악했을 수도 있다. 현대인은 ‘팔리는 자아’를 연출하고, ‘.. 2025. 4.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