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전

동학 시천주, 비혼주의의 새로운 가족관

by lee-niceguy 2025. 6. 8.

1. 동학의 시천주, 개인의 존엄성에서 새로운 가족관을 찾다

 
동학의 핵심 사상인 시천주는 '한울님을 모신다'는 의미로, 인간 내면에 절대적인 존재인 한울님이 내재해 있음을 강조합니다. 이는 모든 사람이 귀하고 존엄하며, 그 어떤 계급이나 성별, 빈부 격차와 관계없이 동등하다는 인내천 사상으로 이어집니다. 21세기 현대 사회에서 '비혼주의'는 단순히 개인의 선택을 넘어, 전통적인 가족 제도와 가치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사회 현상으로 부상했습니다. 이처럼 급변하는 시대에 동학의 시천주 사상은 개개인의 존엄성과 독립성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가족관을 모색하는 데 의미 있는 통찰을 제공합니다.
 
전통적인 가족은 혈연과 혼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공동체'이자 '제도'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비혼주의자들은 이러한 틀을 벗어나 개개인의 자율성과 삶의 방식을 중시하며, 자기 행복과 성장을 우선시합니다. 동학의 시천주 사상은 이러한 비혼주의자들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한 '자유와 존엄'에 대한 열망과 맞닿아 있습니다. 퇴색된 사회적 시선 속에서도 비혼주의자들은 자기 내면의 한울님을 모시듯 스스로를 존중하며, 외부의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려 합니다. 이는 동학이 봉건적인 신분 질서 속에서 '인간 존엄'을 외쳤던 것과 같이, 현대 사회의 획일화된 가족상에 저항하며 개인의 가치와 행복을 우선시하는 새로운 존재 방식을 탐색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동학의 시천주 사상은 모든 개인이 그 자체로 완결된 존재이자 우주적 가치를 지닌 존재임을 천명합니다. 이는 결혼 여부나 자녀 유무로 개인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존의 시각을 넘어, 비혼주의자 개개인이 지닌 고유한 삶의 의미와 존엄성을 재조명할 수 있는 철학적 토대를 제공합니다. 결국, 동학의 시천주 사상은 비혼주의라는 현대적 현상을 통해 개인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가족관, 즉 개인이 중심이 되는 관계와 공동체의 가능성을 해학적이면서도 심오하게 제시하는 것입니다.
 

2. 인내천과 평등사상, 혈연을 넘어선 관계의 평등을 외치다

 
동학의 인내천 사상은 '사람이 곧 한울'이라는 혁명적인 선언으로, 당시 봉건 사회의 신분 차별과 불평등을 정면으로 부정했습니다. 모든 인간은 내면에 한울님을 모시고 있기 때문에, 남자와 여자, 양반과 상민, 부자와 빈자를 막론하고 동등한 존재라는 것이죠. 이러한 인내천 사상은 현대 사회 비혼주의자들이 추구하는 수평적이고 평등한 관계에 대한 열망과 깊이 연결됩니다. 비혼주의자들은 전통적인 가족 관계에서 흔히 발생하는 위계와 역할의 고착화를 거부하고, 혈연에 기반하지 않은 다양한 형태의 관계에서 평등한 유대를 추구합니다.
 
전통적인 가족 관계는 때때로 부모와 자식 간의 수직적 관계, 부부간의 고정된 역할 분담, 그리고 혈연 중심의 배타적인 유대를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비혼주의자들은 친구, 동료, 혹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과의 수평적이고 자발적인 관계에서 정서적 지지와 유대감을 형성하려 합니다. 이는 동학의 인내천 사상이 모든 인간을 '동등한 한울님'으로 보았듯이, 혈연이라는 물리적 경계를 넘어선 정신적 연대와 평등한 교류를 지향하는 새로운 가족관의 모색으로 볼 수 있습니다. 퇴계 이황이나 순자 같은 유학자들이 가족 내 위계와 효를 강조했던 것과는 대비되는, 파격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시각인 셈이죠.
 
동학이 수천 년 이어져 온 봉건적 신분 질서를 타파하려 했던 것처럼, 비혼주의자들은 수백 년 이어져 온 혈연 중심의 가족 제도에 대한 '대안'을 제시합니다. 그들은 의도적으로 '가족'이라는 틀을 확장하고, '사랑'과 '돌봄'의 주체를 혈연으로만 한정하지 않습니다. 이웃이나 친구들과의 '느슨한 연대' 속에서 서로의 삶을 돌보고 지지하는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하려 합니다. 이는 동학의 인내천 사상이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보편적 존중과 평등을 강조했던 것처럼, 혈연을 넘어선 평등하고 자율적인 관계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는 비혼주의자들의 해학적이면서도 진지한 시도입니다.
 

동학 시천주, 비혼주의의 새로운 가족관

 

3. 후천개벽과 관계의 재구성: 비혼주의가 꿈꾸는 새로운 공동체

 
동학은 우주의 질서가 바뀌고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후천개벽 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물리적인 세상의 변화를 넘어, 인간 의식의 전환과 새로운 삶의 질서가 도래할 것을 예고하는 것이었습니다. 비혼주의는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후천개벽적인 '가족관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혼인과 출산을 필수로 여기던 기존의 사회적 질서가 해체되고, 개개인의 행복과 선택이 존중되는 새로운 관계 질서가 재구성되는 시대로 전환을 의미합니다.
 
비혼주의자들은 '개인의 선택'이라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아, 획일화된 가족 모델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삶을 선택합니다. 1인 가구의 증가, 반려동물과의 동거, 친구나 지인들과 함께 사는 '공동체 주거' 등은 비혼주의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관계와 가족의 형태입니다. 동학이 '낡은 세상을 뒤엎고 새로운 세상을 연다'고 외쳤듯이, 비혼주의는 전통적인 가족관을 뒤엎고 개인의 필요와 자율성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이들에게 가족은 '혈연'이 아니라 '서로 돌보고 지지하는 관계'의 의미로 확장됩니다.
 
이러한 관계의 재구성은 동학이 꿈꾸었던 '개벽'의 정신을 현대 사회의 가족관에서 실현하는 해학적이면서도 진취적인 시도입니다. 더 이상 결혼이라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한 의미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유대'를 중요시하며, '각자의 한울님'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죠. 이는 혈연 중심의 가족을 넘어, 사회 전체가 '동등한 한울님'을 모신 개개인들의 연대로 이루어진 거대한 '가족'이 될 수 있다는 동학적 이상을 꿈꾸는 것입니다. 결국, 비혼주의는 현대 사회의 '후천개벽'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새로운 관계'와 '공동체의 의미'를 재정의하는 동학적 실천입니다.
 

4. 동학적 시천주와 비혼주의, 다가올 미래의 가족관을 제시하다

 
동학의 시천주 사상, 즉 '개인의 존엄성'과 '만인의 평등'을 기반으로 한 '인내천' 그리고 '후천개벽'의 정신은 21세기 비혼주의라는 사회 현상 속에서 그 현대적 의미를 강력하게 드러냅니다. 비혼주의는 단순히 결혼을 '안 하는' 선택을 넘어, 개인이 삶의 주체가 되어 자기 내면에 모신 한울님을 존중하고, 전통적인 가족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계와 공동체를 모색하는 능동적인 움직임입니다. 이는 획일화된 삶의 방식을 강요하는 현대 사회에 대한 해학적이면서도 심오한 저항이자, 다가올 미래의 가족관에 대한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동학이 지향했던 세상은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평등하게 자신의 존엄성을 실현하는 세상이었습니다. 비혼주의는 이러한 동학의 이상을 개인의 삶의 방식에서 실천하며, 성별이나 혈연에 기반하지 않은 '자유롭고 평등한 관계'를 추구합니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개인의 희생이나 억압을 강요하기보다, 각자의 '한울님'을 존중하며 서로의 삶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유대를 형성하려 합니다. 이는 동학이 꿈꾸었던 '지상 천국'과 유사하게, 개개인의 존엄이 존중되는 '관계의 천국'을 지향하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동학의 시천주 사상과 비혼주의의 만남은 현대 사회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혈연이라는 구속에 갇힌 형태인가, 아니면 서로를 존중하고 돌보는 마음의 연대인가? 비혼주의는 동학의 가르침처럼, '내 안에 한울님이 있다'는 깨달음을 바탕으로 외부의 기준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용기를 보여줍니다. 이는 전통적 가족 가치관에 대한 해학적인 도전이자, 다가올 미래 사회에서 개인이 중심이 되는, 더욱 다양하고 포용적인 가족의 형태를 모색하는 동학적 실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