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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벨스의 '선전의 기술' VS 공자의 '정명(正名)' 1. ‘선전(宣傳)’의 기술과 이름의 힘 - 괴벨스와 공자의 세계관 차이 요제프 괴벨스는 나치 독일의 선전장관으로서, 20세기 정치사에서 언어의 힘이 어떻게 전체주의 체제를 강화하고 유지하는 데 쓰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선전의 기술'이라는 연설과 실천적 논문을 통해 대중 심리를 조작하는 언어의 전략적 활용 방식을 집대성했다. 괴벨스가 주장한 핵심 원칙은 단순하다. “진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반복되고 감정을 자극하며 대중의 기억에 남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언어는 그에게 있어 사실을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라, 감정과 의식을 지배하는 무기였다. 그는 “거짓말도 백 번 반복하면 진실이 된다”는 말을 실천에 옮겼다. 유대인을 악마화하고, 독일 민족의 우월성과 피해자 서사를 .. 2025. 4. 21.
'장자'와 요즘 이직자들의 공통점 1. ‘장자’의 자유 정신과 현대 이직자들의 갈증 '장자'는 도가사상 중에서도 가장 자유롭고 유희적인 색채를 지닌 철학서로, 세속의 기준과 명예, 질서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한 나’로 살아가는 삶의 자세를 강조한다. 장자는 현실 정치와 체제의 구속, 이름과 직책에 집착하는 삶을 ‘작은 삶’이라 부르며, 오히려 무용해 보이는 인물이나 탈속한 존재 속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는다. 이러한 장자의 정신은, 역설적으로 오늘날 ‘이직’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현대 직장인들과 깊은 접점을 이룬다. 오늘날 많은 직장인은 단지 돈이나 직함이 아니라, 자기다움, 자율성, 의미를 추구하기 위해 이직을 선택한다. 마치 장자가 이야기한 “무위(無爲)”의 삶처럼, 억지로 적응하고 버텨야만 했던 체제에서 탈출해, 자신만의 리듬을 .. 2025. 4. 21.
'국가론'에서 본 고등학교 반장 선거 1. 플라톤의 이상국가와 ‘반장’이라는 작은 정치 플라톤은 '국가론'에서 이상적인 사회란 정의와 질서가 조화롭게 작동하며, 각 계층이 자신의 고유한 역할에 충실한 공동체라고 주장한다. 이 사회의 핵심은 '정의'라는 가치이며, 그 정의는 단지 법이나 제도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각 구성원이 자신의 본성을 따라 맡은 일을 제대로 해내는 데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이 이상 국가에서 최고의 통치자는 ‘철인 왕(Philosopher King)’이다. 그는 단지 권력욕이나 통제 욕망에서 지도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깊은 철학적 이해와 공동체에 대한 헌신을 바탕으로 지도자가 되는 존재다. 그는 지혜를 통해 진리를 알고, 절제를 통해 자신을 다스리며, 용기를 통해 공동체를 위해 옳은 판단을 내리는 이상적 인물이다. 이.. 2025. 4. 20.
'군주론'은 과연 리더십 교육에 적합한 책인가? 1. '군주론'의 배경 - 혼돈의 시대, 실용주의의 정치철학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1513년 피렌체에서 정치적으로 실각한 뒤, 권력의 본질과 국가 운영의 현실을 다시 고민하며 '군주론'을 집필했다. 이 책은 단순한 이론서가 아닌, 르네상스 시대의 복잡하고 불안정한 정치 상황 속에서 태어난 철저히 현실 지향적인 전략서였다. 당시 이탈리아는 도시국가들이 난립하고, 외세의 침입이 잦았으며, 군주와 귀족들 간의 권력 투쟁은 극심한 혼란을 야기하고 있었다. 마키아벨리는 이러한 격변의 시대를 배경으로, 정치 이상이 아닌 실제로 작동 가능한 권력 유지의 기술과 통치 전략에 집중했다. 그는 “군주는 사랑받는 것보다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주장하며, 통치자가 반드시 선할 필요는 없고, 오히려 필요하다면.. 2025. 4. 20.
'도덕경'으로 분석하는 월급 루팡의 철학 1. 무위(無爲)의 미덕 - 월급 루팡은 게으른가, 아니면 가장 도가적인가? '도덕경'에서 노자는 “무위이화(無爲而化)”라는 말을 남긴다. 이는 어떤 일도 억지로 개입하거나 억압하지 않으면서도 세상이 자연스럽게 변화하고 조화를 이루도록 만든다는 뜻이다. 인간이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하지 않고, 도(道)의 흐름에 순응하는 삶을 지향할 때 비로소 진정한 질서와 평화가 실현된다는 철학적 메시지다. 노자가 말한 이상적 인간은 나서지 않고도 중심이 되며, 조용히 있으면서도 전환을 이끄는 존재다. 이러한 관점에서 오늘날 직장이라는 작은 세계 속에서 비난받는 ‘월급 루팡’은 의외로 도가 철학의 핵심 인물상과 겹쳐진다. 월급 루팡은 일반적으로 ‘일은 하지 않으면서 월급만 타가는 사람’, 혹은 ‘출근은 하지만 기여는 없는.. 2025. 4. 19.
'변신' 속 그레고르를 자취방 알바생으로 바꿔보면 1. 존재의 전환 - 벌레가 아닌 ‘사회적 투명 인간’이 된 청년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은 어느 날 아침, 한 청년이 갑자기 ‘벌레’로 변했다는 충격적인 설정으로 시작된다.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는 외판원으로 일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성실한 인물이지만, 갑작스러운 변신 이후에는 쓸모없는 존재로 낙인찍히며 가족에게조차 혐오의 대상이 된다. 그는 사회의 톱니바퀴처럼 기능하던 인간에서,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잔여물’로 추락한다. 이 이야기 속의 ‘벌레’는 단순한 환상이 아니라, 존재의 근본적인 지위를 위협받는 사회적 전락의 은유로 읽을 수 있다. 만약 그레고르가 오늘날의 청년이었다면, 그는 서울 외곽의 반지하 자취방에 홀로 살며, 편의점 야간 알바와 배달 대행 일을 번갈아 가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청년.. 2025.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