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의 범신론, 환경 보호 운동에 담긴 자연과의 합일 의지

1. 스피노자 범신론의 울림, 환경 보호 운동의 철학적 심층

 
네덜란드의 철학자 바뤼흐 스피노자는 그의 주저 '에티카'에서 범신론(Pantheism)을 역설했습니다. 범신론은 '모든 것이 신이다'라는 의미로, 신과 자연, 그리고 우주 만물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하나의 실체라고 보는 철학적 관점입니다. 즉, 신은 초월적인 존재가 아니라 자연 그 자체이며, 우리가 보고 경험하는 모든 존재는 신의 속성이나 양태일 뿐이라는 것이죠. 이러한 스피노자의 범신론은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환경 보호' 운동에 담긴 심오한 자연과의 합일 의지를 설명하는 데 놀라운 통찰을 제공합니다. 환경 보호 운동은 단순히 파괴된 자연을 복원하려는 실용적인 노력을 넘어, 인간이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과 분리될 수 없다는 근원적인 깨달음에서 비롯됩니다.
 
환경 보호 운동은 쓰레기 줄이기, 에너지 절약, 생태계 보전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지만, 그 기저에는 인간이 자연의 한 부분으로서 자연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이는 스피노자가 말한 '신과 자연의 동일성' 개념과 깊이 연결됩니다. 자연을 파괴하는 것은 곧 우리 자신을 파괴하는 것이며, 자연을 사랑하고 보살피는 것은 곧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행위라는 깨달음인 셈입니다. 스피노자라면 환경 파괴의 현장을 보며 "오호라, 저 인간들은 자신들이 곧 신의 현현이자 자연의 일부임을 망각하였구나! 자신을 파괴하는 줄도 모르고 자연을 훼손하니, 이는 곧 신을 모독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도다!"라고 탄식했을 것입니다.
 
결국 스피노자의 범신론은 환경 보호 운동이 단순히 윤리적 의무나 과학적 필요성을 넘어, 인간이 자연과 근원적으로 하나라는 존재론적 자각에서 비롯된 심오한 합일 의지를 담고 있음을 해학적이면서도 철학적으로 보여줍니다. 우리는 환경 보호를 통해 자연과의 단절된 관계를 회복하고, 우리 자신의 본질적인 부분인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려는 무의식적인 갈망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2. 자연의 필연성과 인간의 자유, 환경 보호의 존재론적 책임

 
스피노자는 신과 자연이 동일한 하나의 실체이며, 모든 것이 신의 필연적인 본성에 따라 존재하고 운동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자연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필연적인 질서와 법칙에 의해 움직이며, 인간 또한 이 자연의 질서 속에서 필연적인 존재라는 것이죠. 이러한 스피노자의 필연성 개념은 환경 보호 운동이 직면한 '인간의 자유'와 '자연의 필연성' 사이의 갈등, 그리고 그 속에서 발생하는 인간의 존재론적 책임감을 설명하는 데 중요합니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면서도, 자신의 자유 의지로 자연에 영향을 미치는 유일한 존재입니다.
 
우리는 기술의 발전과 문명의 확장이라는 '자유'를 통해 자연에 끊임없이 개입하고 변화를 일으켜왔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기후 변화, 생물 다양성 감소 등 자연의 필연적인 질서와 충돌하는 '환경 위기'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스피노자의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이 자신의 필연적인 본성인 자연을 거스르고자 하는 '어리석은 자유'의 발현인 셈입니다. 스피노자라면 환경 위기를 초래한 인간의 행태를 보며 "어찌하여 저들은 자신들이 자연의 필연적 일부임을 망각하고, 자신의 자유를 오용하여 자연의 질서를 파괴하는가! 그들의 자유는 맹목적인 욕망일 뿐, 진정한 자유는 자연의 필연적 법칙을 이해하고 그에 순응하는 데 있을지니!"라고 비판했을 것입니다.
 
진정한 자유는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것이 아니라, 그 법칙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조화롭게 살아가는 데 있습니다. 환경 보호 운동은 바로 이러한 '진정한 자유'를 향한 인간의 노력입니다. 자연의 필연적인 질서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우리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이성'을 통해 인식하며,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방식으로 우리의 자유를 사용하는 것이죠. 결국, 스피노자의 필연성 개념은 환경 보호 운동이 인간이 자연에 대해 가지는 존재론적 책임, 즉 자연의 일부로서 그 필연적 질서에 순응해야 하는 인간의 의무를 해학적이면서도 심오하게 일깨우는 것입니다.
 

3. '자연'의 속성, 인간의 욕망과 환경 파괴의 그림자

 
스피노자는 신이자 자연인 하나의 실체가 무한한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중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것은 '사유(사고)'와 '연장(물질)'이라고 보았습니다. 즉, 우리의 정신과 육체, 그리고 세상의 모든 물질은 자연이라는 하나의 실체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는 서로 분리될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이죠. 그러나 현대 사회의 물질주의와 소비 지향적인 삶은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부추기고, 이는 곧 자연의 '연장'인 물질을 끝없이 소모하며 환경 파괴라는 '그림자'를 만들어냅니다.
 
자연을 단순히 '이용 대상'이나 '자원'으로만 여기는 태도는 스피노자의 관점에서 볼 때 자연과의 합일을 망각한 것입니다. 인간의 끝없는 생산과 소비는 자연의 순환 체계를 교란하고, 물질적 풍요를 위한 탐욕은 자연의 균형을 파괴합니다. 이는 인간이 자연의 일부임을 잊고, 마치 자연 위에 군림하는 듯한 오만한 태도를 보여줍니다. 스피노자라면 물질주의에 빠진 현대인들을 보며 "오호라, 저들은 '연장'이라는 자연의 한 속성에 집착하여 자신의 '사유'마저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구나! 자연의 무한한 속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눈앞의 물질적 욕망에만 사로잡혀 자신을 파괴하는구나!"라고 한탄했을 것입니다.
 
환경 보호 운동은 바로 이러한 인간의 물질적 욕망과 그로 인한 환경 파괴라는 '그림자'를 직시하게 만듭니다. '덜 소비하고', '재활용하고', '생산 과정을 재고하는' 등의 노력은 단순히 환경을 지키는 것을 넘어, 우리의 무한한 욕망을 제어하고 물질에 대한 태도를 성찰하는 기회가 됩니다. 이는 자연을 지배하려 들기보다, 자연과 조화롭게 공존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결국, 스피노자의 속성 개념은 환경 보호 운동이 인간의 물질적 욕망이 자연과의 합일을 방해하는 '그림자'임을 인식하고, 자연의 진정한 속성을 이해하여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야 함을 해학적이면서도 뼈아프게 일깨우는 것입니다.
 

4. '코나투스'와 환경 보호 의지: 자연과의 합일로 나아가는 길

 
스피노자는 모든 존재가 자신의 존재를 보존하고 지속하려는 경향, 즉 코나투스(Conatus)를 가지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모든 생명체가 자신을 유지하고 강화하려는 내재적인 노력이며, 인간에게는 생존 본능과 동시에 '더 나은 존재가 되려는' 의지로 발현됩니다. 환경 보호 운동은 이러한 스피노자의 코나투스 개념이 인류 전체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발현되는 거대한 의지이자, 자연과의 진정한 합일로 나아가려는 궁극적인 노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환경 위기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러한 위기 앞에서 인류는 자신의 존재를 보존하려는 코나투스를 발휘하여 환경 보호 운동이라는 형태로 집단적인 노력을 기울입니다. 이는 단순히 나 자신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의 생존까지를 고려하는 확장된 코나투스입니다. 스피노자라면 전 세계적인 환경 보호 노력을 보며 "보라, 저들이 '코나투스'를 발휘하여 자신의 존재를 보존하려 하는구나! 자신들의 생존이 자연과의 조화에 달려 있음을 깨닫고, 더 높은 차원의 존재로 나아가기 위한 의지를 불태우는구나!"라고 찬사를 보냈을 것입니다.
 
환경 보호 운동은 단순히 자연을 구하는 행위를 넘어, 인간이 자연의 일부로서 자신의 본질적인 위치를 깨닫고 자연과 하나가 되려는 '사랑'의 발현이기도 합니다. 스피노자는 '지성적 사랑'을 통해 우리가 신이자 자연인 유일한 실체와 합일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환경 보호는 바로 이러한 '자연에 대한 지성적 사랑'을 실천하는 현대적인 방식입니다. 결국, 스피노자의 코나투스 개념은 환경 보호 운동이 인류의 생존 본능을 넘어, 자연과의 진정한 합일을 통해 '더 높은 차원의 존재'로 나아가려는 강렬한 의지이자, 자연과의 공존을 통한 영원한 생존을 꿈꾸는 해학적이면서도 숭고한 노력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