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트르 '존재와 무': '나홀로 집밥'의 자유와 고독

1. 사르트르의 '자유', 1인 가구의 '나 홀로 집밥'으로 발현되다

 

20세기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의 거장 장 폴 사르트르는 그의 기념비적인 저서 '존재와 무(L'Être et le Néant)'에서 '인간은 자유롭도록 저주받았다'는 명제를 던졌습니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어떤 규정된 '본질' 없이 세상에 던져졌고, 스스로의 '선택'을 통해 자신을 만들어가는 존재, 즉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사르트르의 철학은 오늘날 현대인의 삶, 특히 '나홀로 집밥'을 즐기는 1인 가구의 일상에서 가장 적나라하고 해학적으로 드러납니다. 냉장고 문을 열고 무엇을 먹을지 '선택'하는 순간부터, 어떤 반찬을 할지, 그릇은 무엇을 쓸지, 심지어 TV를 켜고 먹을지 말지까지, '나홀로 집밥'의 모든 과정은 사르트르적 '자유'의 연속이며 동시에 그 자유가 주는 '고독'의 현장입니다.

 

일반적인 식사는 사회적 규범과 타인의 시선을 동반합니다. 맛집을 선택하는 기준, 메뉴를 고르는 과정, 식사 중 대화 내용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과 '기대'에 영향을 받습니다. 하지만 '나홀로 집밥'은 그러한 외부의 구속에서 완전히 벗어난 '절대적 자유'의 공간입니다.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이, 나는 오직 '나의 의지'에 따라 식사를 준비하고, 먹고, 치웁니다. 사르트르라면 '나홀로 집밥'을 보며 "보라, 저 완벽한 자유를! 저들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나 오직 스스로의 '선택'만을 마주하는구나!"라고 감탄했을 것입니다. 먹고 싶은 대로 먹고, 편한 자세로 먹고, 심지어 상상도 할 수 없는 '기상천외한 조합'의 음식을 만들어 먹는 행위는 사르트르가 말한 '자기 구속으로부터의 해방'이자, '텅 빈 가능성'으로서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 자유는 동시에 극심한 '불안'과 '고독'을 동반합니다. 냉장고에 무엇이 있는지, 무엇을 요리할지, 그리고 그 요리의 맛은 어떨지, 모든 것을 나 혼자 '선택'해야 합니다. 잘못된 선택으로 맛없는 음식을 먹게 되면 그 책임 또한 온전히 나의 몫이죠. 사르트르는 "인간은 자유로운 존재이기에 자신의 모든 행동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나홀로 집밥'의 순간, 우리는 메뉴 선택의 '자유' 뒤에 숨겨진 '책임'의 무게와, 그 어떤 비난이나 칭찬도 없는 '존재의 고독'을 해학적이면서도 진지하게 마주하게 됩니다. 결국, '나홀로 집밥'은 사르트르 철학의 핵심인 '자유'와 '책임', 그리고 '고독'이 현대인의 일상에서 가장 극적으로 발현되는 '미니멀리즘 실존극'인 셈입니다.

 

 

2. '대자 존재'의 불안: 오늘 저녁 메뉴, 누구도 대신 정해주지 않는다

 

사르트르는 인간을 '대자 존재(pour-soi)'로 규정했습니다. '대자 존재'는 스스로를 규정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무(無)'를 향해 나아가며 자신을 '투사(投射)'하는 존재입니다. 즉, 어떤 고정된 본질이 없기에 스스로를 계속해서 정의해야 하는 존재인 것이죠. '나홀로 집밥'을 준비하는 순간, 우리는 이 '대자 존재'의 불안을 온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오늘 저녁 무엇을 먹을지 누구도 대신 정해주지 않습니다. 배달 앱을 아무리 스크롤해도, 냉장고 문을 아무리 열어봐도, '무엇을 먹어야 한다'는 명확한 '본질'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오직 '텅 빈 선택의 자유'만이 우리를 응시할 뿐입니다.

 

이때 우리는 '타인의 시선'을 갈구하게 됩니다. 친구에게 "오늘 뭐 먹지?"라고 물어보거나, 인스타그램에서 '맛집'을 검색하는 행위는 '대자 존재'의 불안을 해소하고, 타인의 시선을 통해 나의 선택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시도입니다. 마치 사르트르가 '타인의 시선'을 통해 나의 존재가 '대상화(對象化)'된다고 보았듯이, 우리는 타인의 추천이나 좋아요를 통해 나의 '나홀로 집밥'에 '객관적인 가치'를 부여하려 합니다. 하지만 결국 그 선택의 최종 책임은 나에게 있으며, 타인의 추천을 받았더라도 맛이 없다면 그 불만은 온전히 나의 몫이 됩니다.

 

'나홀로 집밥'은 끊임없이 '존재의 공허함'과 '무(無)'를 마주하게 합니다. 누군가와 함께 식사하며 대화로 채워지던 공간이 '무'로 채워지고, 그 침묵 속에서 우리는 '나 자신'과 오롯이 마주합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것이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인가?"와 같은 실존적인 질문이 맛없는 김치찌개와 함께 찾아올 때, '대자 존재'의 불안은 극대화됩니다. 사르트르라면 "저들은 '나홀로 집밥'을 통해 자신의 '본질 없음'을 마주하는구나! 그러나 그 '무' 속에서 비로소 진정한 '자기 창조'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터이다!"라고 격려했을 것입니다. 결국, '나홀로 집밥'의 순간은 '대자 존재'로서의 우리가 끊임없이 스스로를 선택하고 만들어가야 하는 실존의 무게를 해학적으로 보여주는 무대인 것입니다.

 

3. '타인의 시선' 없는 '나홀로 집밥': 구토(嘔吐)와 역겹지 않은 '자유'

 

사르트르는 '타인의 시선'이 우리의 '자유'를 구속하고 우리를 '대상화'한다고 보았습니다. 타인의 시선은 우리를 '정의'하고, 우리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며, 결국 우리의 '자유'를 제한합니다. 하지만 '나홀로 집밥'의 순간은 이러한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로워지는 시간입니다. 아무도 나를 보지 않기에,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가장 추한 모습으로, 가장 이상한 방식으로 식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냄비째 밥을 먹거나, 젓가락 대신 숟가락으로 모든 반찬을 비비거나, 심지어 옷을 벗고 먹더라도 아무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이 완벽한 자유는 사르트르가 '존재의 구토(nausea)'를 통해 느꼈던 '우연성과 부조리'와는 다른, 해학적인 해방감을 줍니다.

 

사르트르의 '구토'는 존재의 무의미함과 부조리함에 대한 인식을 통해 발생하는 현상이었지만, '나홀로 집밥'에서의 자유는 오히려 '존재의 의미'를 내가 스스로 부여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누구의 평가도 없이 오직 나의 만족을 위해 요리하고 먹는 행위는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나의 욕망'에 충실할 수 있는 귀한 시간입니다. 마치 사르트르가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통해 '존재를 창조'한다고 보았듯이, '나홀로 집밥'은 나만의 '음식 예술'을 통해 나의 존재를 재창조하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이 완벽한 자유 속에서도 '고독'은 그림자처럼 따라붙습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도 함께 나눌 사람이 없고, 아무리 재미있는 일이 있어도 함께 웃을 사람이 없다는 사실은 '자유'의 뒷면에 숨겨진 '고독'의 무게를 느끼게 합니다. 사르트르라면 '나홀로 집밥'의 순간을 보며 "저들은 타인의 시선이라는 '지옥'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구나! 그러나 그 자유의 공간 속에서 인간은 또 다른 '지옥'인 '고독'과 마주할 수밖에 없으니, 인간은 이토록 모순된 존재로다!"라고 탄식했을 것입니다. 결국, '타인의 시선' 없는 '나홀로 집밥'은 완벽한 자유를 주지만, 그 자유는 동시에 인간 존재의 '불안'과 '고독'을 해학적이면서도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하는 실존적 경험인 것입니다.

 

4. '나 홀로 집밥'의 윤리: '자유'와 '고독'을 넘어 '자기 책임'의 삶으로

 

결론적으로, 사르트르의 '존재와 무'는 '나 홀로 집밥'이라는 현대인의 일상을 통해 '인간의 자유'와 그로 인한 '고독', 그리고 '무한한 책임'이라는 실존주의적 명제를 해학적으로 통찰하게 합니다. '나 홀로 집밥'의 모든 선택은 오직 내 의지에 기반하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 또한 전적으로 나의 몫입니다. 이는 사르트르가 강조했던 '자기 책임'의 삶을 몸소 실천하는 모습입니다.

 

'나 홀로 집밥'의 과정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 '취향'을 발견하고, '식사'라는 본능적인 행위를 통해 '나'라는 존재를 끊임없이 재정의합니다. 오늘은 김치찌개, 내일은 파스타, 모레는 샐러드… 매일매일의 메뉴 선택은 '무엇을 먹을 것인가'를 넘어 '어떤 내가 될 것인가'를 결정하는 실존적 행위입니다. 이 과정에서 '고독'을 느끼지만, 동시에 그 고독 속에서 '나 자신의 존재'를 오롯이 인식하고 강화하는 '긍정적인 자기 성찰'의 기회를 얻습니다.

 

궁극적으로 사르트르의 철학은 '나 홀로 집밥'을 통해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과연 나 자신의 자유로운 선택에 온전히 책임을 지고 있는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나 나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나 홀로 집밥'은 단순히 끼니를 때우는 행위를 넘어,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자유'와 그에 따른 '고독', 그리고 '선택의 책임'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실존적 의식'과 같습니다. 이 해학적이면서도 진지한 '집밥'은 사르트르가 말한 '자유로운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고뇌와 성장을 보여주는 동시에, 자유로운 선택 속에서 '나만의 의미'를 찾아가는 '자기 주도적인 삶의 방식'을 제안하는 것입니다. 결국, '나 홀로 집밥'은 외롭지만, 그 외로움 속에서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쇼펜하우어적 '자유와 해탈'의 순간인 것입니다.